후쿠시마 사고 Q&A
<후쿠시마 사고 Q&A> (부제: 핵발전과 방사능)는 2011년3월에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사고를 중심으로 핵발전과 방사능의 문제를 다룬 책이다. 글 앞머리는 이 책의 내용을 기준삼아 정리했다.
<책소개원문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62106>;
<사진출처 : 국내외 연구소 및 포탈>
후쿠시마 사고가 난 지 만 3년...
저자는 '만년 조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핵공학을 전공했다가 그 위험성을 깨닫고 '탈핵 운동'에 뛰어든 덕분에 생긴 이름이다. 옮긴이의 말처럼 저자는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그 대가로 연구생활의 대부분을 조수(助手, 2007년부터 '조교'로 바뀜. 정식 교수 아래의 직위 정도로 보면 됨)로 보"내면서도 핵 문제의 위험성을 알리는 데 사명감을 갖고 일해 왔다. 그래서일까. 행간마다에서 묻어나는 저자의 진정성을 금방 느끼게 된다.
후쿠시마 사고가 난 지 만 3년이 가까워오고 있다. 적지 않은 세월이다. 그 사이 한국인은 물론이고 일본인들도 후쿠시마를 서서히 잊어가는 듯하다. 그때의 두려운 기억을 잊어도 될 만큼 후쿠시마 문제가 해결되었을까. 우리를 공포에 떨게 했던 방사능은 과연 얼마나 사라졌을까. 위험하다며 호들갑스럽게 떠들었던 일본산 농산물과 수산물은 괜찮아졌을까.
이 모든 질문에 시원한 대답을 내놓기는 힘들 것 같다. 사람들은 어둡고 두려운 과거를 쉽게 잊으려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러한 망각의 유혹이 얼마나 위험하고 치명적인지 저절로 깨닫게 된다. '만년 조수'인 저자가 떨리는 목소리로 전하는 후쿠시마의 '진실' 몇 조각을 살펴보자.
2011년 3월 11일, 일본 동쪽에서 강도 9.0의 대지진이 일어났다. 이 사고로 도쿄전력이 관리하는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에서 '블랙아웃' 현상이 일어났다. 정전이 일어나 물을 끌어올 수 없게 되자 거대한 압력밥솥과 같은 원자로의 뜨거운 열을 냉각시키지 못하게 된 것이다.
5월 12일, 도쿄전력은 1호기 원자로에서 '멜트다운(melt-down)' 현상이 일어났다고 발표했다. 원자로 안 노심에 냉각수가 순환되지 않아 연료봉이 과열되어 주입한 물과 녹아버린 우라늄이 압력용기에 쌓이게 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6월 7일 '멜트스루(melt-through)'를 인정한 보고서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제출한다. 멜트스루는 녹아내린 핵연료가 압력용기를 관통해 격납용기 안으로 떨어져버린 상태를 말한다.
원자로의 압력용기는 두께가 16센티미터나 되는 두툼한 강철이다. 핵연료는 2800도 정도에서 녹는데, 강철인 압력용기는 약 1500도에서 녹아버린다. 녹아내린 핵연료의 열이 압력용기 바닥에 구멍을 내서 흘러내리게 돼버린 것이 멜트스루인 것이다.
"그런데 도쿄전력의 발표를 보면 걸쭉하게 녹은 핵연료가 격납용기 바닥을 뚫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격납용기도 강철인데, 두께가 3cm 정도로 압력용기보다 얇습니다. 2800도에서 녹아버린 핵연료가 16cm두께인 압력용기를 뚫고 격납용기 바닥으로 떨어졌다면 비록 바닥에 물이 있더라도 냉각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핵연료는 바닥도 뚫고 원자로 건물 밑바닥으로 떨어졌을 것입니다." (18~19쪽)
일본 지도층 한 양심가의 증언. "원자로의 핵 연료봉이 녹아내리는 ‘멜트 다운’ 단계가 시작됐는데, 어디로 흘러가는지 명확하지 않고 일본의 매스컴들은 보도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 있는 사람들이라면 얼마나 위험한지 다 알고 있습니다. 3기가 폭발하고 2년 반이 지났다 하더라도 ‘멜트 다운’ 단계여서 위험한데 전문가들은 이미 콘크리트를 뚫고 지하로 스며드는 단계인 ‘멜트 아웃’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방사능 오염물질들이 지면에 스며들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한 달 전쯤 일본에서 지하수나 해수 오염도가 측정이 되어 발표된 적이 있는데, 그 상태면 ‘멜트 아웃’이 진행되고 있고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학자들도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용출처 http://www.ecumen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0049>;
그래서 저자는 핵연료가 원자로 건물 외부로 새 나와서 주변에 초고농도 방사성물질을 흩뿌리는 '멜트아웃(melt-out)'이라는 최악의 상태가 되고 만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한다. ☞ 멜트스루(Melt-Through) => 멜트아웃(Melt-OUT)
여기서부터 '진실' 문제가 불거진다. 멜트아웃 상태를 지난 핵연료는 일종의 '차이나 신드롬(China Syndrome)' 같은 현상을 보인다. 차이나 신드롬은, 미국의 핵발전소가 멜트다운 된다면 녹아버린 핵연료가 땅을 뚫고 지구 뒤쪽의 중국까지 갈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나타내는 말이다. 저자는 차이나 신드롬이 실제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핵연료가 결국에는 지하수에 냉각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핵연료가 지하로 파고 들어가는 상황에 대해서 "아직까지 인류가 겪어본 적이 없는 것"으로 표현한다. 그만큼 위험하다는 말이다. 저자는 후쿠시마 주변 바다에서 스트론튬이라는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한다. 멜트스루 된 핵연료가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바다까지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지난 2월 18일, 군산교육지원청에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탈핵 전도사'인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의 강연회가 열렸다. 군산 지역 학부모와 관내 영양교사를 대상으로 후쿠시마 사고 3년 후의 우리 밥상이 과연 안전한지를 짚어보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김 교수는 저자와 마찬가지로 지금 후쿠시마의 지하 상태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핵연료가 지하수와 만나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한 말이다. 그는 녹은 핵연료를 식힌 물('오염수'라고 부름)이 태평양 바다로 대량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애초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하루에 1200톤 정도의 오염수가 나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김 교수에 따르면, 이 양은 녹은 핵연료를 하루에 한 번 헹구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보았다.
연간피폭량 기준과 관련하여 저자가 전해주는 '진실'도 우리 등골을 오싹하게 한다. 일본에서는 국민의 연간피폭량 기준이 1밀리시버트가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다고 한다. 특별한 경우이지만 방사선을 다루는 사람들은 20밀리시버트까지 허용되었다.
연간 1밀리시버트는, 1만 명 중 한 명이 암으로 사망할 확률의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10밀리시버트라면 1000명 중 한 명이 암으로 사망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사고 이후 이 기준치를 확 바꿔버렸다.
"'이번 같은 사고에는 도저히 그 기준을 지킬 수 없다. 그래서 일반인들도 20밀리시버트까지 참아라'라고 말하더니, 연간피폭량 상한선을 바꾸고 말았습니다. ··· 결국, 안전을 고려해서 기준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염의 현실에 맞춰서 기준을 바꿔 버리는 겁니다.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에 일하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번이 긴급사태라며 100밀리시버트에서 단번에 250밀리시버트까지 그 기준치를 올렸습니다. 100밀리시버트는 피폭으로 인한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경계선인데, 이제 그마저도 지킬 수 없게 돼 250밀리시버트까지 올린 것입니다." (62쪽)
후쿠시마 사고의 여파는 현재진행형이다. 김 교수는 예의 강연에서 최근 미국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미국 서부에 닿고 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학술조사나 역학조사는 아직 없지만 일본 내 심장병 환자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전해 주었다. 심장병 환자가 많이 늘고 있다는 일본 뉴스 보도와, 노인들만 걸리던 심장병을 젊은이와 어린이들이 많이 걸리고 있다는 사실 등을 구체적인 근거로 들었다.
나는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사고의 후폭풍을 일본이 과연 언제까지 감내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최근 일본의 우경화도 범상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와 관련하여 '진실' 은폐나 조작을 언제까지 지속할 수 있을까. '진실'이 백일하에 드러나는 순간 일본 국민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상상하기 싫지만, 끔찍한 그림들이 머릿속에 계속 그려지는 걸 어쩔 수 없다.
물론 이것들은 먼 훗날의 일일 수 있겠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당장은 안전할까. 이 책의 저자 고이데 히로아끼 조교가 지난 1월에 우리나라를 방문했다. 김제남 정의당의원이 주최한 탈핵 관련 국회 강연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방한 기간 중이던 1월 23일, 고이데 조교는 JTBC의 손석희 앵커와 인터뷰를 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는 통제되고 있다는 아베 총리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콘크리트로 지어진 원자로 건물과 터빈 건물의 지하 터널에 쌓여 있는 10만 톤의 오염수가 3·11 당시의 지진 때문에 생긴 균열 사이로 새고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 따른 주장이었다.
모든 문제의 해법은 탈핵밖에 없다
그는 일본산 수산물 유통과 관련하여 우리에게 '놀라운' 뉴스도 전해 주었다. 일본산 어류는 잡히는 곳과 출하되는 곳이 다르다고 한다. 후쿠시마 근해에서 잡은 수산물이라 하더라도 시모노세키에서 출하하게 되면 시모노세키산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한국이 후쿠시마 주변 지역 8개현에 대해 수입금지를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산 수입 수산물에 대한 그간의 걱정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이 아니었던 셈이다.
이 모든 문제의 해법은 탈핵밖에 없다. 독일처럼 탈핵을 선언하고 현재의 재생불가능에너지를 중심으로 세워진 에너지 관련 정책과 제도를 재생가능에너지에 맞춰 바꿔야 한다. 에너지 수요 관리 및 전기 요금 체계 등도 대대적으로 손보아야 한다.
이런 일들을 당장하기 어렵다면 핵발전의 '진실'을 인식하는 일부터 시작하자. 저자의 다음과 같은 말을 새겨보는 것도 좋다.
"핵발전소는, 도시가 받아들일 수 없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위험성을 도시 주민들은 사회적으로 약한 입장에 있는 과소지 사람들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비록 핵발전소 사고를 막더라도 핵발전을 하는 한 핵쓰레기(방사성폐기물)는 늘어납니다. 그리고 인간은 그것의 독성을 없앨 수가 없습니다. 우리 세대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선택권이 없는 후세들에게 그 '독'을 떠맡기고 있는 겁니다." (147쪽)
<후쿠시마 사고 Q&A> (고이데 히로아키 지음, 고노 다이스케 옮김 | 무명인 | 2012. 10. 25. | 158쪽 |>
[참고]
노심용융 - 엔하위키 미러
PTJoker95's Blog: 멜트 아웃 「핵연료」 지하수 직격의 공포 ...
■ 일본은 지하수로 연결된 나라다.
맬트다운상태만으로도 위험한데 맬트아웃 즉 맬트쓰루 상태라면 일본은 더이상 생명체가 살수 없는 지옥이나 다름없다. 빨리 일본 본토를 버려야 그나마 남은 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조만간 지하수맥에 용융된 상태의 핵연료가 핵반응을 유지한채 다다르면 범인류적 재앙을 초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열의 핵반응연료를 만난 지하수는 폭발하여 고단위방사선을 방출하는 수증기가 될 것이고 제트기류를 타고 전세계를 오염시킬 것이다.
일본은 물리적으로 이미 끝났다.
아베의 매일같이 반복되는 거짓말로는 일본인을 좀 더 고통스럽게 죽이는 것 일 뿐이다.
- 일본인은 현재 살아있는 방사능피폭 오염체로 분류할 수 밖에 없다. 고단위 피폭자들은 격리해서 관리되어야만 한다. 대한민국 공항 및 항구는 일본인 출입에 있어 방사능체크를 의무화하길 촉구한다. 참고로 고단위방사능 반감기는 10만년이다.
☞ 멜트아웃에 의해 방출되는 방사성 물질은, 맹독 물질이다. 지하로부터 지표로 세어나오는 오염수에는, 반감기가 8일의 요우드와 2년 정도의 세슘 등, 물의 윗쪽에 뜨는 가벼운 방사성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지하로부터 직접 나오는 물에는, 반감기가 29년 정도의 스트론튬이나 2만4000년에 달하는 플루토늄 등의 방사성 물질이다. 특히 플루토늄은, 인체에 흡수되면 50년에 걸쳐 내장을 파괴해, "최악의 방사성물질"이라고 불리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