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칼럼) 꽃 대궐
대학원에 다닐 때 일본 목사님과 함께 공부를 했습니다.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쓰기도 해서 아주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자연히 많은 일본 분들과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일본인 목사님의 이름은 시모다케 게이시입니다. 교토에 있는 키다시라카와 교회 부목사였습니다.
후에 키다시라카와 교회 담임목사가 되신 분이 한국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분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한국에서 가장 감동 받은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키다시라가와 교회에 담임목사님이 되신 분께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저는 학교 곳곳에 핀 꽃들을 볼 때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 대궐 차리인 동네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 이 노래에서 꽃 대궐이 무엇일까 늘 궁금했습니다. 그러다가 한국에 와서 학교 곳곳에서 아름답게 핀 꽃들을 보면서 이것이 바로 꽃으로 만들어진 왕궁이란 생각이 들어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무심코 불렀던 노래에 그런 아름다운 가사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019년 봄 화도시온 교회에도 꽃 대궐이 만들어졌습니다. 꽃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정원을 보면서 꽃 대궐이란 말을 떠올립니다. 웅장하고 위압적인 나무와 기와로 만들어진 대궐이 아닌 가냘프지만 아름다운 꽃으로 만들어진 대궐이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기쁨을 줍니다.
화도시온 교회에는 꽃을 심고 가꾸는 권사님들이 있습니다. 그 분들의 수고와 헌신을 통해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꽃 대궐을 체험합니다. 산들거리는 봄바람에 환하게 웃으며 손짓하는 꽃 대궐이 화도시온 교회에 만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