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포리즘 (2022년 5월 18일 수) - 소멸 (제주 미술관 순례 – 김창열미술관 1)

오늘의 아포리즘 (2022년 5월 18일 수) - 소멸 (제주 미술관 순례 – 김창열미술관 1)

시온 0 1780

오늘의 아포리즘 (2022518일 수) - 소멸 (제주 미술관 순례 김창열미술관 1)

 

2022425~28일까지 제주도 미술관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순례하면서 느꼈던 점을 메모했다가 이곳에 정리해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26일 화요일 오후 한림읍에 있는 김창열 미술관을 다녀왔습니다.


김창열 미술관은 김창열 화백이 자신의 대표작 220점을 제주에 무상으로 기증함으로 생겨났습니다. 김창열 화백은 물방울 화가로 유명합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나 대학교 때 여러 번 김창열 화백의 작품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물방울이 너무 생생하게 보여 마법을 쓴 것 같은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물방울 그림에 익숙해져 큰 감동을 하지 못했습니다.

 

잘 아는 그림이라는 생각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김창열 미술관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듯 다른 다양한 물방울 그림들을 모아놓고 보니 예상과 다른 의미들이 느껴지고 큰 감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물방울 그림인데 그림마다 의미가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배경이나 스며드는 모습이나 물방울의 양에 따라 전혀 새로운 그림으로 해석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의미를 음미하고 묵상하는 것이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김창열 화백의 그림에서 물방울이 영롱한 빛을 내는 이유는 욕심과 욕심을 내려놓은 자아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이 그리는 물방울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물방울을 그리는 행위는 모든 것을 물방울 속에 녹이고 투명하게 무로 되돌려보기 위한 행위입니다. 분노도 불안도 공포도 모든 것을 로 돌릴 때 우리들은 평안과 평화를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혹자는 에고의 신장을 바라고 있으나 나는 에고의 소멸을 지향하며 그 표현방법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김창열 화백이 그리는 물방울은 욕망 덩어리인 자아가 소멸한 상태입니다. 인간이란 존재가 곧 소멸될 물처럼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게 되는 순간, 그래서 어떤 상황에도 따뜻하고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 바로 물방울의 상태입니다. 그럴 때 죄 덩어리인 인간도 거룩한 빛을 내는 영롱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꽤 오래전에 교인들과 함께 수련회를 가서 하나님께 새 이름을 받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람에게 아브라함이란 새 이름을 주신 것처럼 우리 각자 하나님께 새로운 의미를 가진 새 이름을 받는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하나님께 새 이름을 받기 위해 밖으로 나가서 산책해도 좋고 그 자리에 앉아서 기도해도 좋습니다. 이렇게 일정한 시간이 지나고 교인들이 모였을 때 각자 하나님께 받은 새 이름을 소개하고 하나님께서 새 이름을 주신 이유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때 한 남자 집사님께서 자신이 받은 새 이름을 이렇게 소개하셨습니다.

 

제 이름은 물입니다. 사람들이 싸울 때 나를 물로 보냐고 말합니다. 제 새 이름은 물입니다. 둥근 컵에 담으면 둥글게 되고 네모 컵에 담기면 네모가 되는 저는 물입니다. 어떤 상황에도 거기에서 자기를 주장하지 않고 그 상황에 부드럽게 담기는 물입니다.”

 

집사님의 새 이름 소개가 끝나자 성도들의 큰 박수가 있었습니다. 김창열 화백의 그림을 보면서 그 집사님의 고백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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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의 뜻 앞에서 자기주장과 감정과 생각을 내려놓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은 하나님의 뜻 앞에서 자기 생각과 감정을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를 잘 아는 사람입니다. 하나님의 뜻 앞에서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거룩한 향기를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하나님의 뜻 앞에서 내 것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 안에 담긴 하나님의 거룩한 뜻으로 나도 거룩한 빛을 내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2:20)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5:24)

 

그러나 내게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외에 결코 자랑할 것이 없으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세상이 나를 대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고 내가 또한 세상을 대하여 그러하니라 (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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