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포리즘 (2022년 3월 04일 금요일) - 훈육이 있는 가정
오늘의 아포리즘 (2022년 3월 04일 금요일) - 훈육이 있는 가정
조던 B. 피더슨(Jordan B. Peterson)이 쓴 책 ‘12가지 인생의 법칙’에 보면 가정에서 훈육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요즘 부모들은 자녀들과 친구가 되길 바랍니다. 자녀와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자녀의 존경심 따위는 기꺼이 포기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생각이 바람직할까요? 자녀는 살면서 많은 친구를 사귑니다. 하지만 부모는 평생 엄마와 아빠 둘뿐입니다. 부모는 친구는 넘어서는 존재입니다. 부모는 자녀의 친구에 불과한 존재가 아닙니다. 친구의 권위는 잘못을 교정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라면 자녀가 순간적으로 쏟아낸 분노와 증오를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어린아이는 장기적인 영향을 이해하고 인지하는 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질책을 받으면 즉 교정 조치가 취해지면 즉각적으로 분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는 사회와 자녀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자녀가 다른 사람들과 의미 있고 생산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자녀의 훈육은 책임이 따르는 행위입니다. 훈육은 잘못된 행위에 대한 분노가 아니고 그릇된 행위에 대한 복수가 아닙니다. 공감과 장기적 판단을 세심하게 결합한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훈육을 하려면 큰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는 스스로에게 나는 부모에게 훈육을 잘 받은 사람인지를 물었습니다. 스스로 제 삶을 돌아보니 저는 죄성을 가진 사람의 일반적인 특성처럼 훈육 받기를 기뻐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제 고집대로 하려고 했고 부모님의 가르침을 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아버지에게 훈육을 받았던 몇 가지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플라스틱 모델 탱크를 갖고 싶었습니다. 조립해서 만드는 탱크는 모터가 달려 있고 길게 줄이 연결된 리모컨이 있어서 앞 버튼을 누르면 앞으로 가고 뒷 버튼을 누르면 뒤로 갔습니다.
너무 플라스틱 모델 탱크를 갖고 싶어서 아버지의 양복 주머니에서 지갑을 몰래 꺼내서 오천원을 훔쳤습니다. 그리고 문방구로 달려가서 탱크를 사서 몰래 조립을 했습니다. 그리고 책상 서랍 깊숙한 곳에 숨겨두었습니다.
며칠 동안 몰래 갖고 놀고 책상 서랍 속에 숨겨두었는데,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와 보니 탱크가 책상 위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탱크를 들고 저에게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무슨 돈으로 탱크를 산거니?”
저는 어머니께 솔직하게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 양복 주머니에 있는 지갑에서 오천 원을 몰래 꺼내서 그 돈으로 샀습니다.”
어머니는 저를 노려보시면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서늘한 어머니의 표정에서 제가 심각한 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저지른 죄가 절대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고 저는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퇴근하는 아버지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안방에서 탱크를 앞에 놓고 아버지를 기다리는 시간은 정말 죽을 만큼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아버지께서 뭐라고 말씀하시고 뭐라고 야단을 치실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드디어 아버지께서 오셨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비롯한 식구들 전부를 방에서 나가게 하시고 저와 단둘이 마주 앉으셨습니다.
아버지는 한참을 저를 바라보시더니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들아! 미안하다.”
제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아버지는 굵은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아버지는 저를 혼내시거나 야단을 치시지 않고 제게 사과를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는데 제 마음도 아팠습니다. 차라리 잘못했으니까 회초리로 때리시면 덜 아프겠는데 눈물로 사과를 하시니까 더 아프고 더 괴로웠습니다.
아버지께서 우시니까 저도 따라 울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고 새어머니를 맞이하는 과정에서 저는 제 감정을 꼭꼭 숨기고 있었는데, 그날 아버지의 눈물을 보니까 이상하게 제 마음 깊은 곳에 꾹꾹 눌러놓았던 서러움의 감정이 폭발한 것 같았습니다.
그날 저는 때로는 눈물이 더 아프고 더 괴롭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때로는 눈물이 저를 무장해제시키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도 체험했습니다.
부모에게는 훈육의 책임이 있습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올바른 방법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부모는 사회구성원으로 자녀가 해도 되는 행동과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을 가르쳐주어야 합니다. 부모의 훈육과 교정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습니다.
부모는 자녀 양육에 필요한 갈등을 피하지 말아야 합니다. 잠깐 악당이 되기 싫어서 자녀를 영원한 고통의 구덩이로 밀어 넣지 말아야 합니다. 사회는 어떤 매정한 부모보다 훨씬 더 아프게 때리고 가혹하게 처벌합니다. 자녀의 훈육은 회피해서는 안 되는 부모의 확실한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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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가정에는 훈육이 있습니까? 당신은 삶을 살면서 누군가에게 훈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또 당신은 자녀에게 훈육한 적은 없습니까?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훈육을 하셨습니까?
모든 부모에게는 훈육의 책임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모든 부모들에게 이렇게 권면을 하고 있습니다. 에베소서 6장 4절입니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엡 6:4)
믿음의 부모는 주님에게서 자녀를 훈육해야 할 내용을 배워야 합니다. 너무 많은 내용을 훈육하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주님의 말씀에서 자녀를 훈육할 최소한의 내용을 정립해야 합니다. 그다음 적절한 훈육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다음 훈육의 동기를 점검해야 합니다. 부모의 분노나 상처가 훈육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훈육은 자녀에게 분노를 쏟아내는 시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훈육의 목적은 오직 하나 자녀를 향한 사랑이어야 합니다.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지니 낙심할까 함이라 (골 3:21)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 (잠 22:6)
내 아들아 네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라 (잠 1:8)
아들들아 아비의 훈계를 들으며 명철을 얻기에 주의하라 (잠 4:1)
훈계를 굳게 잡아 놓치지 말고 지키라 이것이 네 생명이니라 (잠 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