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포리즘 (2022년 1월 23일 주일) - 살이 찐 이유

오늘의 아포리즘 (2022년 1월 23일 주일) - 살이 찐 이유

시온 0 2386

오늘의 아포리즘 (2022123일 주일) - 살이 찐 이유

 

저는 대학원 졸업까지 몸무게가 54kg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84kg입니다. 30kg 정도 쪘습니다. 청소년기에 나를 생각하면 내가 이렇게 뚱뚱해지리라고 단 한 번도 상상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나는 풍채가 있는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에게 살찌는 법을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친구 중의 하나가 중국집에 가서 살찌는 법을 알려준 것이 기억이 납니다. 중국집에 가면 탕수육 같이 공동으로 먹는 것이 있고 짜장면이나 짬뽕같이 개인별로 먹는 것이 있습니다. 제 친구는 살이 찌려면 개인의 몫으로 나온 것은 나중에 먹고 공동으로 먹을 수 있는 것부터 열심히 먼저 먹으라고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는 조언이었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살이 찌기 시작한 것은 아내를 만나서 연예를 하면서부터입니다. 그때 사랑을 하면서 마음이 편해지면서 호르몬의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씩 살이 찌다가 본격적으로 가속도가 붙은 것은 군에 입대한 후였습니다. 군에 입대할 때 혼자서 이런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 군에서 건강해져서 딱 80kg까지만 살이 찌게 해주세요.”

 

하나님께서 정확하게 기도에 응답하셔서 제대할 때 80kg 정도의 몸무게로 제대를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대한 후에도 계속 살이 쪄서 최고 몸무게가 많이 나갈 때는 90kg까지 나갔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조금 빼서 약 84kg의 몸무게를 갖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이제는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나이 55세가 되기 전에 똥배가 없는 상태로 70kg까지는 몸무게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하나님! 55세를 맞이하기 전에 똥배 없이 70Kg만 나가게 해주세요.”

 

이렇게 기도하면서 내가 왜 살이 찌게 됐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찾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살이 찌게 된 근원적인 이유를 찾아냈습니다. 저는 지방 출신이기 때문에 신학대학에 다니면서 기숙사에 살았습니다.

 

감리교신학대학 기숙사는 여름과 겨울에는 학생들이 기숙사에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학기가 끝나면 있을 때를 찾아야 합니다. 학생 대부분은 집으로 내려가지만 저는 봉사하는 교회가 서울에 있어 방학 때도 서울에서 버티며 살아야 합니다.

 

1학년 여름방학 때는 학교 동아리 방에서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겨울에는 동아리 방에도 추워서 있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겨울방학에 머무를 숙소를 찾았는데, 한 선배님이 조간신문을 배달하는 보급소를 소개해주셨습니다. 겨울방학 동안만 아침에 신문을 배달하면서 보급소에서 지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조간신문을 배달하게 됐습니다. 제가 인생에서 처음 해본 아르바이트였습니다.

 

조간신문을 배달하려면 새벽 3시에 일어나야 합니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은 신문에 광고 전단을 끼워 넣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그 시간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고 환경이 달라져 어리둥절했습니다. 새벽부터 신문 잉크 냄새를 많이 맡아서 낮에 도서관에서 앞사람이 신문을 읽기 위해 펴기만 해도 잉크 냄새 때문에 헛구역질이 나왔습니다.

 

1시간 정도 전단 작업을 하고 새벽 4시에 신문을 운반하는 수레에 싣고 출발합니다. 그리고 약 1시간 30분 정도 돌리면 신문 배달이 끝납니다. 그리고 보급소에 들어오면 감사하게도 아침 식사를 줍니다. 아침 메뉴는 항상 같습니다. 돼지 뼈로 만든 김치찌개와 밥입니다.

 

보급소에서 지내는 사람들 대부분이 형편이 넉넉하지 못하기에 아침 식사는 경쟁이 치열합니다. 뼈에 붙은 고기라도 건지려고 어떻게든 일찍 들어오기 위해 애를 씁니다. 저는 처음 그분들이 식사하는 양을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4명 이상 먹을 양을 혼자서 먹었습니다. 보급소에 들어와서 친해진 동갑 친구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여기 있는 분들은 왜 이렇게 아침을 많이 먹어..”

 

그러자 친구가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기 있는 분들 대부분은 낮에는 노점상이나 풀빵 장사 같은 걸 주로 하시는데.. 장사가 안되면 점심을 먹지 못할 때가 많아.. 그래서 아침에 점심까지 먹어둬야 한다는 생각을 해.. 그래서 그렇게 많이 먹는거야.. 나도 처음 들어올 때는 이렇게 많이 먹지 않았어..”

 

그때 저는 삶이 불안하면 밥을 많이 먹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위는 계속 커지고 늘어나서 나중에도 많은 양의 밥이 들어가도 넉넉하게 감당할 수 있게 됩니다. 저도 그곳에서 조금씩 양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거기 계신 분들과 큰 차이가 없는 양의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제가 대학교 1학년이었고 활동성이 너무나 좋은 20대 초반이었습니다. 그때 많이 먹는 습관은 20대에는 큰 문제가 되질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많이 먹어도 20대에는 소화력이 좋아서 전혀 살이 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소화력이 조금씩 저하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50대가 되었음에도 20대 식습관처럼 배를 완전히 채워야 만족하고 있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에서 비롯된 청춘들의 식습관을 여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살찌는 원인을 알고 그 후부터 저는 식사 때마다 속으로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너를 위해 점심과 저녁을 넉넉하게 준비해 두셨으니 불안해하지 말고 아침은 맛있게 위에 조금만 넣자...”

 

이것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적어도 먹을 때는 배를 완전히 채워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 하나님께서 때마다 맛있는 것으로 먹게 해주실 테니 식사를 할 때마다 의식적으로 가볍게 먹으려고 합니다. 배에 꽉 채우려는 것은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불신과 불안에서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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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 하나님에 대한 불신 때문에 내가 많이 먹는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불신은 삶의 여러 부분에서 잘못된 습관을 만들어냅니다. 매일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행복하게 즐기되 불안과 두려움으로 무조건 채워 넣으려는 불신은 이제 정말 버리고 싶습니다. 믿음은 우리를 균형 있는 삶으로 인도하지만, 불신은 삶의 균형을 깨뜨리고 망가뜨립니다. 온전한 믿음 회복이 지속적인 행복을 유지하는 비결입니다.

 

내가 피곤하고 심히 상하였으매 마음이 불안하여 신음하나이다 (38:8)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42:5)

 

11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나는 자족하기를 배웠노니 12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4:11-12)

 

4 그는 교만하여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변론과 언쟁을 좋아하는 자니 이로써 투기와 분쟁과 비방과 악한 생각이 나며 5 마음이 부패하여지고 진리를 잃어 버려 경건을 이익의 방도로 생각하는 자들의 다툼이 일어나느니라 6 그러나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은 큰 이익이 되느니라 (딤전 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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