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포리즘 (2022년 1월 16일 주일) - 나의 가치
오늘의 아포리즘 (2022년 1월 16일 주일) - 나의 가치
기독교는 나로 바로 보게 하는 종교입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수많은 경쟁에 내몰려 살아왔습니다. 1등이 아니면 모두가 열등한 존재가 되는 경쟁 사회에서 우리는 성과로 내가 가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립니다. 또 경쟁에 뒤져서 실패한 사람 무가치한 사람으로 판명될까 봐 두려운 마음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하나님을 만나고 나면 우리의 생각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일의 성과에 상관없는 하나님의 존귀한 아들입니다. 우리는 성공해도 실패해도 변함없이 존귀한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머리로 이 사실을 아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믿을 때 우리는 일의 성과로 나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어렸을 때 명절만 되면 참 괴로웠습니다. 저는 공부를 잘하지 못했는데, 큰 고모님 댁 누나들과 형은 공부를 잘했습니다. 명절이 돼서 가족들이 모이면 큰 고모님 댁 누님들과 형의 공부 잘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런데 제 아버지는 저에 대해 자랑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주 부끄러웠고 마음으로는 속상했습니다.
신학대학을 입학하고 제가 하나님께 드렸던 기도 중에는 이런 기도도 있었습니다.
“하나님! 제 아버지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아들이 되게 해주세요.”
저는 정말 아버지가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는 그런 아들이 되고 싶었습니다.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무엇이든지 열심히 했습니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교회 봉사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때 소망은 오직 하나 이제부터는 진짜 아버지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아들이 되자는 것입니다.
제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신학대학에 입학해서 교수님들의 강의를 듣는데 한국말인데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한국말인데 거의 외국어처럼 들렸습니다. 왜 그런가? 선배들에게 물었더니 제가 인문학적 교양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선배들이 알려준 책으로 공부를 하면서 인문학적인 기본을 갖추고자 노력했습니다. 1년 정도 지나니까 교수님들의 강의가 들리고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또 신학대학 교재 중에는 영어 교재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용돈을 쪼개서 새벽에 가까운 입시학원에 가서 문법을 다시 배웠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학에 가면 영어학원에서 회화를 배우는데 저는 기초가 너무 부족해서 입시학원에서 영어 문법을 다시 배웠습니다. 이렇게 바둥거렸던 삶의 동기 중에 하나는 아버지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겠다는 지금 생각하면 조금 유치한 생각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제가 큰 성과를 내야 제 아버지가 저를 자랑스러워하실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저를 아버지께서 부끄럽게 생각하실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이 제 혼자만의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군에 가서 신병교육대에서 훈련을 받을 때, 아버지께서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군 생활 전체에서 아버지께서 보내주신 유일한 편지입니다. 지금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그 편지를 받고 제가 받은 느낌은 이런 것입니다.
아버지는 제가 그냥 아들이어서 사랑했고 아들이어서 좋았다는 것입니다. 제가 공부를 잘하든 잘못하든 상관없이 늘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아버지를 편지를 받고 이상하게 눈물이 났습니다. 그래서 편지를 들고 화장실로 달려가서 조용히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식은 아버지의 마음을 잘 모릅니다. 혼자 오해해서 아버지께서 조건을 충족해야 사랑해주시고 자랑스러워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바로 그랬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어느 선교사님께서 아들에게 해주셨던 말이 떠오릅니다. 그 선교사님의 아들은 훌륭한 아버지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고 지나치게 노력을 했습니다. 그 모습이 안쓰러웠던 선교사님은 아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성공했을 때도 내 아들이지만... 네가 실패 했을 때는 더 더욱 내 아들이야."
나를 창조하시고 나를 제일 잘 아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저는 일로 제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벗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나는 일의 성과와 상관없이 하나님의 존귀한 아들입니다. 실패해도 더 더욱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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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랫동안 일로 저의 가치를 입증해 보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일에서 성과를 내는 것은 제가 가치 있는 사람임을 증명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해에는 너무나 부끄러워서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하나님을 알고 믿는다고 하면서도 그런 생각 속에 갇혀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보시는지를 다시 배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저는 일의 성과에 상관없이 하나님 보시기에 존귀하고 보배로운 하나님의 자녀입니다. 저는 이 진리를 진심으로 믿기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자유롭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제 주변에 저와 같이 일의 성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려고 노력하는 많은 사람이 보였습니다. 이제는 제가 도움을 받았듯이 부족하지만 기도하면서 그들을 돕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너희에게 아버지가 되고 너희는 내게 자녀가 되리라 전능하신 주의 말씀이니라 하셨느니라 (고후 6:18)
16 내가 너를 내 손바닥에 새겼고 너의 성벽이 항상 내 앞에 있나니 17 네 자녀들은 빨리 걸으며 너를 헐며 너를 황폐하게 하던 자들은 너를 떠나가리라 (사 49:16-17)
1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살펴 보셨으므로 나를 아시나이다 2 주께서 내가 앉고 일어섬을 아시고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오며 3 나의 모든 길과 내가 눕는 것을 살펴 보셨으므로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시오니 4 여호와여 내 혀의 말을 알지 못하시는 것이 하나도 없으시니이다 (시 139:1-4)
17 하나님이여 주의 생각이 내게 어찌 그리 보배로우신지요 그 수가 어찌 그리 많은지요 18 내가 세려고 할지라도 그 수가 모래보다 많도소이다 내가 깰 때에도 여전히 주와 함께 있나이다 (시 139: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