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포리즘 (2022년 2월 24일 목요일) - 주님 앞에 나오는 용기

오늘의 아포리즘 (2022년 2월 24일 목요일) - 주님 앞에 나오는 용기

시온 0 1852

오늘의 아포리즘 (2022224일 목요일) - 주님 앞에 나오는 용기

 

마가복음 21-12절에 보면 중풍 병자를 메고 예수님을 찾아온 네 친구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 이야기를 읽을 때는 처음에는 중풍 병자가 참 좋은 친구를 두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네 친구는 예수님을 찾아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집에 들어갈 수 없게 되자 지붕으로 올라가 지붕을 뜯습니다. 그런 후에 중풍 병자를 침상에 뉘어 아래로 내립니다. 네 친구는 참 좋은 사람들이고 용감한 사람들이고 깊은 사랑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어떤 희생과 손해를 보더라도 병에 걸린 친구를 도와주고 싶었던 사람들입니다.

 

중풍 병자는 좋은 친구들 덕분에 예수님께 병 고침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다시 이 본문을 읽을 때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전에는 도움을 주었던 네 친구의 훌륭함이 보였다면 이제는 겸손하게 도움을 받았던 중풍병자의 용기가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 일은 쉬운 일 같지만 실상 쉽지 않습니다.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내 허물과 약점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그건 참 자존심 상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가까운 친구나 동료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훨씬 더 힘들고 어렵습니다. 병 고침 받기 위해 네 친구만 수고한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중풍 병자는 더 많은 수고를 했는지도 모릅니다. 친구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 자존심을 전부 꺾고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있는 그대로 다 드러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제가 충주에서 첫 목회를 할 때, 여자 집사님의 남편이 중풍에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예배의 자리로 모시는 것을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이 분을 교회로 모셔와 함께 예배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주일 아침이면 제가 봉고차를 운전해서 이 분이 누워계신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런 다음 냄새나는 옷을 갈아입힙니다. 그런 다음 조심해서 업어서 봉고차에 태웁니다. 그리고 아내 집사님께서 옆에서 잡고 교회까지 옵니다. 그런 다음 다시 업어서 교회 바닥에 눕힙니다. 예배당 바닥이 마루로 되어 있어서 푹신한 방석과 이불을 깔고 눕힙니다. 그런 다음 예배를 함께 드리고 다시 업어서 봉고차에 태웁니다. 그리고 봉고차를 운전해서 집으로 가서 다시 업어서 방으로 모셔다드립니다. 그런 다음 외출복을 벗기고 눕혀드립니다.

 

지금 생각하면 주일에 중풍에 걸린 분을 교회로 모시고 오겠다는 용기가 어디에서 생겨났는지 저 자신에 대해 놀랍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저만 수고한 것은 아닙니다. 더 많은 수고를 한 것은 중풍에 걸린 바로 그분입니다. 제가 예배에 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힐 때 등에 욕창이 난 흔적이 보입니다. 그러면 이 분은 얼굴이 빨갛게 됩니다. 스스로 수치스럽고 부끄러웠던 것입니다. 또 제가 업을 때에도 절대 편하지 않습니다. 차에 탈 때도 교회에서 누워서 예배를 드릴 때도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 분은 예배 오는 것을 거부하지 않으셨습니다. 많은 수치와 부끄러움을 견뎌내면서 주일 아침 예배를 드리러 교회에 오셨습니다. 돌이켜 보면 중풍에 걸렸던 이 분의 믿음은 정말 대단한 믿음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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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도움을 받으려면 자신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드러내야 합니다. 믿음은 주님께 나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믿음은 주님의 몸인 교회에 나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자존심 때문에 나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인정하지 않고 꽁꽁 감추고 숨긴다면 우리는 주님께 아무런 도움도 받을 수 없습니다. 주님은 오직 겸손한 자에게만 은혜를 베풀어주십니다.

 

주님 앞에 나왔는데도 은혜를 입지 못한다면 그처럼 불행한 일은 없습니다. 주님께 겸손히 도움을 받으십시오. 또 주님께서 누군가를 도우라고 명령하시면 티 내지 말고 겸손하게 섬기십시오. 믿음은 겸손하게 도움을 구하고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은 겸손하게 도움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이는 선지자 이사야를 통하여 하신 말씀에 우리의 연약한 것을 친히 담당하시고 병을 짊어지셨도다 함을 이루려 하심이더라 (8:17)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기약대로 그리스도께서 경건하지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도다 (5:6)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8:26)

 

남편들아 이와 같이 지식을 따라 너희 아내와 동거하고 그를 더 연약한 그릇이요 또 생명의 은혜를 함께 이어받을 자로 알아 귀히 여기라 이는 너희 기도가 막히지 아니하게 하려 함이라 (벧전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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