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묵상 (2022년 5월 5일 목요일) - 진정한 성장 (영화 벨파스트)

영화 묵상 (2022년 5월 5일 목요일) - 진정한 성장 (영화 벨파스트)

시온 0 1321

영화 묵상 (202255일 목요일) - 진정한 성장 (영화 벨파스트)

 

오랜만에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 제목은 벨파스트입니다. 아일랜드 종교 분쟁을 다룬 흑백영화이고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이란 것이 제가 알고 있던 전부였습니다.

 

영화는 9살 주인공 버디(주디 힐)의 시선으로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에서 벌어진 사건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는 조금 불친절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9살 아이의 입장으로 생각해보면, 굳이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는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모든 것이 내 처지에서 다 이해가 되어야 하고 내가 다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자기중심적인 생각인지를 반성하게 됩니다.

 

9살 주인공으로 본 세상은 정보가 많지 않습니다. 카메라 앵글은 9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서 엄마와 아빠를 올려다봅니다. 아이에게 엄마와 아빠는 세상 전부입니다. 아이는 엄마와 아빠의 대화를 몰래 엿들으면서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영화 벨파스트는 그런 아이의 시선으로 본 어린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영화 벨파스트는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벨파스트는 북아일랜드의 수도이고 케네스 브레너의 고향입니다. 그는 영화의 내용과 동일하게 9살 때 고향을 떠납니다. 그에게 고향은 그리움 그 자체입니다. 그에게 어린 시절 벨파스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천국 같은 곳입니다. 마을 사람들 전부가 서로를 다 알고 마을 어른들이 아이들을 서로 돌봐줍니다. 아이들에게 골목은 환상 속 이야기가 실현되는 놀라운 장소였습니다.

 

주인공 버디는 벨파스트에서 로맨틱한 할아버지의 지혜를 배우고 현실적이지만 한없이 따뜻한 할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자랍니다. 영화에서 어머니는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면서도 위기의 순간에는 누구보다 강인한 어머니가 바로 9살 소년이 만나는 어머니의 모습일 것입니다. 또 학교에서는 아름다운 로맨스가 있습니다. 좋아하는 소녀에게 꽃을 건네고 소녀의 옆자리에 안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집니다.

 

영화는 왜 이런 평화로운 벨파스트는 버디의 가족들이 떠나야 했는지를 다룹니다. 왜 떠나야 했습니까? 표면적인 이유는 성공회 교인들과 천주교 교인들 사이의 갈등과 분쟁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갈등과 분쟁을 겪는 이유는 종교가 다르기 때문이 아닙니다. 종교적 갈등 배후에 정치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영국은 크게 4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즈/북아일랜드

 

영국 바로 옆에 있는 아일랜드는 1949년 영국에서 독립을 합니다. 그런데 아일랜드 섬 전체가 독립한 것이 아닙니다. 북쪽 지역은 독립하지 않고 여전히 영국에 속해 있습니다. 바로 북아일랜드 지역입니다. 그 지역의 수도가 바로 벨파스트입니다.

 

영국의 국교는 성공회입니다. 반면 아일랜드는 대부분 사람이 가톨릭 신자입니다. 그런데 북아일랜드는 성공회 신자가 훨씬 더 많습니다. 영국 정부가 성공회 신자들을 북아일랜드 지역으로 많이 이주시켰기 때문입니다.

 

북아일랜드 지역은 절대 다수가 성공회 신자들입니다. 이들은 북아일랜드의 정치와 경제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자연히 천주교인들은 차별을 느끼게 되고 항의와 투쟁을 벌이게 됩니다. 그러자 지도자 역할을 하던 성공회 신자들의 탄압과 박해를 받게 됩니다.

 

주인공 버디가 사는 마을은 천주교 지역입니다. 버디와 버디의 가족들은 성공회 교인들입니다. 버디의 가족은 천주교 지역에 사는 성공회 교인입니다. 천국처럼 따뜻하고 아름다웠던 마을은 성공회 교인들의 공격으로 삽시간에 너무나 무서운 장소가 됩니다. 성공회 교인들의 공격이 있을 때 9살 소년이 느꼈을 공포와 두려움을 영화는 세밀하게 보여줍니다.

 

성공회 교인들과 천주교 교인들 사이의 갈등과 분쟁에서 천주교 교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영국 본토에서 군인들이 옵니다. 군인들은 천주교 교인들은 보호하는 동시에 북아일랜드가 아일랜드로 넘어가지 않도록 지키는 역할을 합니다.

 

영화에서 버디의 아버지와 버디의 가족들은 이웃에 사는 천주교 교인들을 적으로 돌릴 수 없습니다. 흑백논리로 모든 것을 편 가르는 사회에서 이들은 어느 편에도 설 수 없습니다. 결국, 어느 편에도 설 수 없기에 버디의 가족들은 그렇게 사랑했던 벨파스트를 떠나기로 합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런 가족들의 결정을 존중해지고 지지해줍니다.

 

영화는 할아버지의 죽음과 버디 가족들의 떠남 그리고 그것을 멀리서 바라보는 할머니의 모습으로 끝을 맺습니다. 그런 다음 영화는 현재의 벨파스트를 보여주면서 이런 자막이 나옵니다.

 

떠난 이들과 남은 이들, 그리고 행방불명된 모든 이들을 위해

 

1998년 벨파스트 협정이 맺어집니다. 1969년부터 1998년까지 30년간 3,700여명이 죽었습니다. 떠난 이들이나 남은 이들이나 행방불명된 이들 모두는 우리 사이에 놓인 벽들을 허물기 위해 노력하거나 희생된 사람들입니다. 영화를 만든 케네스 브래너는 이렇게 말합니다.

 

폭력은 결코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그 답은 언제나 대화여야 합니다. 30년간 벨파스트 분쟁은 3,700명의 사망자를 낳았습니다. 그 후 위기로 휘청거리는 평화가 이어졌습니다. 우리 편이거나 적이거나 둘 중 하나라는 태도는 해답이 될 수 없습니다. 폭력은 즉각적으로 예와 아니오, 흑과 백 중 하나를 선택하게 강요하지만, 인간의 행동과 국가 간 관계는 그보다 훨씬 더 복잡합니다. 폭력을 앞세우면 무고한 사람들이 고통받습니다. 그건 너무 불공평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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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소년은 반드시 성장해야 합니다. 진정한 성장이란 무엇일까요? 흑백의 논리를 넘어서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는 것을 넘어서 훨씬 더 복잡한 것을 이해하고 해결의 방법을 신중하게 찾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익숙한 것에서 떠나는 것입니다. 내가 편하고 익숙한 것에서 떠나야 우리는 새로운 길을 찾을 수도 있고 새로운 방법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진정한 성장과 성숙을 위해서는 떠남이 필요합니다. 장소의 떠남이 아닌 익숙한 것과 결별하는 떠남이 필요합니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2:24)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 (12:1)

 

22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23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24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4: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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