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포리즘 (2022년 2월 15일 화요일) - 맡김의 은혜

오늘의 아포리즘 (2022년 2월 15일 화요일) - 맡김의 은혜

시온 0 1963

오늘의 아포리즘 (2022215일 화요일) - 맡김의 은혜

 

며칠 전 고향에 있는 동생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

 

어머님 병세가 나아지질 않으시네요. 내려올 수 있으면 한번 내려와서 어머님 한번 뵙고 갔으면 해요.”

 

다음날 마침 충주에 내려갈 일이 생겨서 올라오는 길에 원주 어머님 댁을 들렸습니다. 어머니는 늘 건강하신 분이셨습니다. 제게는 너무나 고마운 분이십니다. 제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아버지에게 시집오셔서 저를 사랑으로 키워주신 분이십니다. 평생 제게 무엇이든 요구하신 것이 하나도 없는 분이십니다.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면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던 분이십니다.

 

나는 없어도 되니 이 목사님은 목회만 잘하면 돼요.”

 

평생 양보하고 이해하며 사셨던 어머니께서 최근에 건강이 갑자기 안 좋아지셨습니다. 허리가 신경을 눌려서 걷는 것이 불편해지면서 건강에 자신감을 잃으셨습니다. 그러면서 우울증도 겹쳐서 마음이 조급해지셨습니다. 빨리 이전의 건강을 되찾고 싶어서 하시지만 건강이 쉽게 돌아오지 않자 마음에 병이 생기셨습니다.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질 않는 것 같고 모든 것이 귀찮고 힘들게 느껴지신 것입니다.

 

동생이 대문을 살짝 열어놓고 가서 고향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저도 정말 오랜만에 고향 집에 왔습니다. 집으로 들어가니 어머니께서 거실에 우두커니 앉아계십니다. 머리는 엉클어져 있고 피부는 약간 까맣게 변해 있었고 표정은 수심이 가득했습니다.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일부러 밝은 목소리 톤으로 어머니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어머니 저 왔어요.”

 

어머니께서 힘겹게 입을 여셨습니다.

 

이 목사 왔어..”

 

바닥에 앉으니 어머니께서 말씀하십니다.

 

나 진짜 힘들어..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네..”

 

최근 전화 통화를 할 때마다 하신 말씀을 반복해서 하십니다. 무슨 말씀을 해드려야 할지 막막함에 주님께 조용히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쌩쌩하셨던 어머니였는데 그때와 비교하면 너무나 달라진 어머님의 모습에 늙어감의 무서움을 느끼게 됩니다. 어머님도 그런 무서움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계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빨리 예전처럼 건강해지려고 이 병원 저 병원 다니셨는데 병이 예전처럼 빨리 낫질 않고 몸은 더 불편해지는 것 같아 불안과 두려움에 마음이 사로잡히신 것입니다.

 

조급함을 내려놓자고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 입에 발린 말처럼 느껴져 차마 입을 떼질 못했습니다. 에둘러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세상에는 안되는 것도 있습니다. 빨리 회복하고 싶은 어머니의 마음은 잘 이해하지만, 어머님은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시기에 예전 같은 몸으로 회복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예전처럼 빨리 회복해야지.. 이런 마음을 주님 앞에 내려놓을 수 있도록 함께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의 머리에 한 손을 얹고 어머니의 등에 한 손을 대고 간절히 기도를 해드렸습니다. 치유 기도의 방법 중에 적시는 기도(soaking prayer)’라고 있습니다. 토미 타이슨 목사님과 프란시스 맥너트 목사님에게서 배운 치유 기도법입니다. 하나님께서 아픈 분들에게 능력과 사랑을 비추어 줄 것을 바라며 오랜 시간에 걸쳐서 아픈 분들이 기도 속에 서서히 젖어 들어가도록 드리는 기도입니다.

 

20-30분 기도를 드리는 동안 어머니는 마른 입술로 아멘을 외치셨습니다.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소망을 담아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제 간절한 바람은 하나님께서 어머님의 육체를 치유해주시고 마음도 만져 주셔서 조급한 마음을 버릴 수 있는 것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권면하셨습니다. 베드로전서 57절입니다.

 

너희 염려를 다 주께 맡기라 이는 그가 너희를 돌보심이라 (벧전 5:7)

 

우리는 우리의 염려를 예수님께 맡겨버려야 합니다. 맡긴다는 말은 헬라어로 에피립토( epiriptó / ἐπιρρίπτω)’입니다. 뜻은 던져버리는 것입니다. 이제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살든지 죽든지 하나님의 손에 맡겨 버리는 것입니다. 내가 예수님을 믿지 못하고 도로 찾아오지 않는 것입니다.

 

비행기를 타면 내 운명은 온전히 비행기 기장에서 맡겨진 것입니다. 살든지 죽든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비행기 기장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그것처럼 우리는 나의 소망과 기대를 주님께 맡겨버려야 합니다.

 

주님께 맡겨 버릴 때 우리는 조급함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주님께 맡기려면 주님께서 치유하실 것을 믿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주님께 맡기려면 주님께 치유의 능력이 있음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 대부분이 주님께 맡기려고 해도 결국 맡기지 못하는 이유는 주님을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시는 어머니를 위해 기도를 드립니다. 주님께서 어머님께 맡김의 은혜를 주시도록 기도를 드리고 있습니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걱정과 염려와 두려움을 내려놓고 진짜 맡겨 버릴 수 있는 은혜가 필요합니다. 믿음을 통해서 얻게 되는 맡김의 은혜로 어머니께서 잠시라도 숨을 쉬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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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참 귀하고 복된 일입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무엇이든 혼자 짊어지지 않고 예수님께 맡길 수 있습니다. 맡기면 인내하며 기다려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이렇게 하면 될까 저렇게 하면 될까 걱정하고 염려하며 요동하지 않아도 됩니다.

 

믿음으로 사는 삶은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고 사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주님께서 주관하시고 인도하시도록 맡기고 사는 삶이 믿음의 삶입니다. 저도 맡겼다고 고백하면서도 늘 혼자 짊어지고 계산하고 궁리하며 끙끙거리는 삶에서 온전히 해방되길 진심으로 원합니다. 맡김의 은혜로 하늘의 평안을 누리며 삶을 살길 원합니다.

 

 

5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 6 네 의를 빛 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 같이 하시리로다 (37:5-6)

 

네 짐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가 너를 붙드시고 의인의 요동함을 영원히 허락하지 아니하시리로다 (55:22)

 

너의 행사를 여호와께 맡기라 그리하면 네가 경영하는 것이 이루어지리라 (16:3)

 

내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기록되었으되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고 주께서 말씀하시니라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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