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국 최*찬 선교사님 선교편지

R국 최*찬 선교사님 선교편지

봄풀 0 4953

*아에서 최*, *, *, *, 그리고 *(선교사) 안부 인사드립니다.

 

주님의 은혜로 목사님과 교회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저희 가족은 사역지에서 각 사람의 소임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2015, 한 해를 돌아보며 사역과 삶을 함께 나눕니다.

 

1. 추방당하고, 가난하고, 병든 이들이 모인 교회

 

바따이쓰크 교회는 현지에서 태어나고 자란 땅 사람, 사할린에 강제 징용 당했던 분들의 후손 (어른들은 이미 대거 한국으로 영주귀국),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 당했던 분들의 후손들인 고려인들과 소수의 백인들이 모입니다. 교회 밖에서는 땅 사람들과 사할린 출신들이 따로 연합회를 운영합니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는 주 안에서 구별이 없습니다. 나이 들고, 에이즈에 걸리고, 돌봐 줄 가족조차 없는 가난한 교우도 있습니다. 찬양 잘 하고 성품 좋은 백인 할아버지 성도는 여자성도들에게 구애를 하지만 자기 집이 없고 빈곤하여 성사되지 않습니다. 교우들은 예배 후 점심식사 때마다 가난한 성도들이 집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음식을 따로 챙깁니다. 이 가난하고 병든 성도들을 어떻게 섬겨야 할 지... 지혜를 구합니다.

 

 

2. 동토에 새겨지는 훈민정음

 

*영 선교사는 청소년들과 탁월한 친화력이 있습니다. 인내가 부족해 쉽게 포기하는 한글학교 학생들을 잘 챙기고 열심히 가르칩니다. 또한, 한국 음식 만들기 등의 특별 활동을 통해 한국 문화도 전파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 은광은 엄마 선생님을 도와 복잡한 문법 설명을 통역하며 조교 역할을 잘 감당합니다.

러시아 학생들이 고려인 학생들보다 한글을 배우려는 열정이 더 강하고 적극적입니다. 마음 속 한켠에는 우리 동포들이 더 열심을 내 주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러시아 학생 부모들은 이 시대에 외국어를 공짜로 가르치는 곳이 어디에 있느냐며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고마운 마음으로 공부하라고 자녀들을 독려합니다.

한 엄마는 한국에 돈 벌러 간 자녀의 요청으로 한글학교에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청소년들 틈에서 공부하며 예배에 참석합니다. 자연스럽게 한글학교가 세상과 교회의 다리가 되고 있습니다.

 

 

3.  교회가 알콜, 마약 갱생원이 되어.... 

 

주민들의 반대로 폐쇄된 라쓰또브 교회건물은 현재, 알콜, 마약 갱생원이 되어 귀한 회복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 교회 건물에서 과거 마약, 알콜 중독자였던 러시아 목사님을 중심으로 2015년 연 인원 100여명이 합숙하며 신앙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25명이 회개하고 주님께로 돌아왔습니다. 현재 30명의 원생들이 머물고 있습니다. 가산을 탕진한 원생들은 소정의 입소비용 마저 기한 내에 납부하지 못합니다. , 전기, 가스, 식료품이 모두 인상되어 현재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도심을 벗어나 지방으로 이전할까 논의 중입니다. 이분들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까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4. 이슬람 지역에 세워진 ‘기도의 집’

  

까바르디노-발까리야 공화국 **** 지역 ***에 ‘기도의 집’이 세워졌습니다.  1800 제곱미터의 대지에 111제곱미터의 2층 건물입니다. 내부 천정과 벽은 모두 소나무로 마감해서 은은한 솔향이 납니다. 밖에서 보면 일반 가정집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내부의 1층은 응접실, 부엌과 화장실, 2층은 전체가 예배실입니다.

겉보기엔 우리 나라의 예전 모래와 시멘트로 만든 블럭 건물이 많아 참 촌스럽다 여겼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땅에서 채취한 것으로 모래 보다 따뜻하고 강한 성질을 가진 전혀 다른 재료입니다. 벽돌 한 개 당 20킬로그램을 초과합니다. 얼마동안 인부를 도와 직접 들어 올리며 일을 했습니다. 수 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허리, 손가락, 손목, 팔꿈치 등 안 아픈 곳이 없습니다. 골병든다는 말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 기도의 집’이라 명명했습니다. 무슬림은 하루에 다섯 번씩 기도를 하니 ‘기도’란 말은 이들에게 친숙합니다. 법으로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지만, 이 지역은 2010년 통계로 공화국 86만 명 인구 중 60만 명가량이 이슬람을 신봉하는 소수민족 원주민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매우 겸손한 선교 자세가 요구됩니다. 한 달 전 즈음에 우리 동네에서 14명의 테러 의심자들이 사살되었습니다. 극단주의자와 경찰 사이의 총격전은 종종 있는 일입니다. 검문소에서는 20여 명의 군경이 중무장을 하고 통행차량과 운전자의 신분을 확인합니다. 이렇듯 살벌한 땅에 기도의 집이 세워졌습니다. 이곳을 통해 은혜의 단비가 내리길 기도합니다.

 

 

5. 돌팔이가 뭘... 주님이 하셨습니다.

  

북카브카스 지역은 손꼽히는 세계 최고 장수촌입니다. 그러나, 과다한 육류섭취, 40도의 독한 보드카 과음, 과다한 흡연 때문에 만성질환자가 많습니다. 또한,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받는 의료진들의 과실로 뇌, 척추, , 다리 등이 마비된 아기들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변방지역인 이곳은 전반적으로 의료수준이 낮아 환자들이 돈과 시간만 허비하고 병을 고치지 못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러한 삶의 연단과 고난을 통해 이들이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고 주님을 찾고 만나도록 기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땅에 영적, 육적 치유의 역사가 일어나도록 꼭 기도부탁을 드리며, 다음의 간증들을 나눕니다.

57세 뚱뚱한 여자 분이 울면서 남편의 부축을 받고 찾아 왔습니다. 사고로 목, 척추 디스크팔떨림, 다리와 발가락 저림, 만성두통과 변비까지. 온 몸이 종합 병원이었습니다기도하며 열흘 동안 침을 놔 주었습니다. 이 분은 열흘 간 10킬로그램을 감량하고 집안일부터 산보까지 하게 되었고, 몸이 날아갈 것 같이 회복되었다고 고마워합니다. 이후의 치료들은 스스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을 통해 행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사고로 우측 어깨 사용이 불편한 60세 자동차 수리공이 찾아왔습니다. 게다가 고혈압으로 4년 동안 날마다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한 주간 식이요법과 함께 침을 맞았습니다. 그 무뚝뚝한 얼굴에 화색이 돕니다. 팔이 정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둘째 날부터는 죽을 때까지 먹어야 하는 줄 알았던 혈압약도 먹지 않습니다. 그래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혈압약은 꼭 챙기라고 조언했습니다.

6년 전 이곳에 왔을 때, 크게 도움을 받은 공원 관리인이 있습니다. 이 분의 동생은 가스충전소 직원인데 체중 94킬로그램이나 나가고 하루에 100미터도 걷지 못하고 절름거립니다. 이 동생을 만났는데 만삭의 여인보다 배가 더 많이 나왔습니다. 비대한 몸 때문에 자세를 바꾸기도 어려워하며 침을 맞았습니다. 식탐으로 아직 체중관리는 못하지만 허리가 많이 좋아졌습니다. 만날 때 마다 고맙다며 어린 애처럼 저를 반깁니다.

14세 여중생은 의자에 앉아 오른쪽 다리를 1센티미터도 벌리지 못합니다. 다리를 질질 끌며 걷습니다. 그동안 그 먼 모스크바와 볼가그라드의 유명 병원과 의사를 찾아다니며 많은 돈을 썼습니다. 그러나, 결과가 없었습니다. 잘 살펴보니 가랑이쪽의 신경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왜 첨단 의료기기로 발견을 못 했을까 의아합니다. 20일 동안 침을 맞았습니다. 서서히 두 다리의 길이가 같아지더니 오른쪽발이 왼쪽과 똑같은 각도로 벌어지며 마침내 정상적으로 걷게 되었습니다.

최근 2년 사이, 작은 시내에 일방통행로가 많이 생겼습니다. 하루는 일방통행인줄 모르고 들어갔다가 순찰차에 딱 걸렸습니다. 경관의 표정이 월척을 잡은 낚시꾼처럼 의기양양합니다. 미소를 머금고 이 동네 좋아서 오래 살고 있는 사람이니 한번 만 봐 달라고 사정했습니다. 뭐하는 사람이냐 묻습니다. 이슬람 지역에서 순교할 믿음이 아직은 없어 침쟁이라 둘러댔습니다. 대뜸 자기 형의 담배를 끊게 해줄 수 있냐고 묻습니다. 사흘 정도 시술받고 그 형은 하루 두 갑 피우던 담배를 아주 끊었습니다. 물론 범칙금은 이 시술로 대신했습니다.

성도들께는 가급적 시술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새 교우가 딸을 고쳐달라고 합니다. 38세인 그 딸은 93킬로그램 거구입니다. 어릴 적부터 변비와 치질로 고생을 많이 했고, 최근에는 보행조차 힘들만큼 몸이 안 좋습니다. 또 엉덩이에서 고름이 생겨 항생제 주사를 맞으면 다른 쪽 엉덩이에 고름이 생깁니다. 이 사람은 총체적으로 체질에 맞지 않는 식생활을 하며 대형 상점에서 하루 15시간씩 일하기 때문에 식사도 불규칙합니다. 게다가 술, 담배까지 하니 몸이 견디지 못합니다. 출퇴근관계로 이른 아침과 늦은 밤에 하루 2 3일간 시술하며 식이요법을 권했습니다. 탁구공 절반만한 치핵이 사라지고 좌약과 연고사용도 중단했습니다. 수술 안 하게 되었다고 참 좋아합니다.

평생 날마다 보드카 두 병에 담배 두 갑씩 피우는 55세 이웃이 비틀거리며 운전석에서 나옵니다. 호흡이 곤란할 지경인데도 담배를 못 끊으니 도와달라고 합니다. 술 좋아하는 사람이 담배를 어떻게 끊느냐며 거절했습니다. 그래도 간청하기에 돕기로 했습니다. 그는 나를 만난 후 날마다 술과 담배를 줄여가더니 5일째 되는 날부터는 술과 담배를 아주 끊었습니다. 늦게 결혼하여 세 딸을 낳아 키웁니다. , 담배 때문에 예쁜 딸들 두고 병들어 죽을까봐 늘 불안했는데 이제는 술과 담배에서 자유하게 되었다며 기뻐합니다.

이 모든 사람들이 죄에서 자유하고 주님께로 나오기를 기도합니다.

 

 

6. 함께 걷는 사람들

 

*영 선교사는 자가면역질환인 전신성홍반성낭창(루푸스)을 앓고 있습니다. 게다가 올 초에 담석까지 발견되어 나중에 루푸스로 인한 합병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담낭 제거수술을 했습니다. 여전히 건강을 위한 특별한 기도가 필요합니다.

 

첫째 아들 최*(1991년생)은 모*크바국립대학 통번역학부 2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군대 전역하고 들어간 대학공부를 위해 열심히 아르바이트로 기숙사비와 생활비를 해결합니다. 학비까지 해결하겠다고 하더니 국제관계 악화로 러시아 경기가 나빠지고 있어 아직은 엄두를 못 냅니다. 당분간 더 도와달라며 미안해하는 아들 앞에서 사실은 풍족하게 채워주지 못하는 아비의 마음이 더 미안할 뿐입니다. 기도하며 주님께 맡길 뿐입니다. 전 과목이 다 A학점이지만 외국인에게는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아 현재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둘째 아들 최*(1997년생)은 졸업학년인 12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척추측만증으로 어깨가 심하게 비틀려있었지만 치료 후 많이 좋아졌습니다. 본인은 미국대학에 가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학비 없는 독일대학으로 가면 어떻겠냐고 조심히 조언을 했습니다. 알아보겠다고 합니다. 능력이 있어도 자만하지 않는 아들이 고맙기만 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막내 아들 최*(2003년생)은 학교를 옮기는 과정에서 행정상의 이유로 4학년을 재수하고 지금은 5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독일 대학을 언급했더니 5학년부터 시작하는 제2외국어를 독일어로 정했습니다. 대학에서 잠깐 배운 독일어 실력으로 아들이 물어오는 질문에 대답하려니 부담스럽습니다.

여름 방학 때 오랜 만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까멘까 기도의 집 차양을 순전히 가족인력으로만 건설하는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볼 때 마다 수고한 식구들 생각에 흐뭇합니다.

 

 

7. ... 대한민국

 

테러와 시리아 난민 유입관계로 외국인에 대한 검열이 더욱 강화 되었습니다. 또한, 최근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미국의 우방국 시민인 한국인에 대한 보안당국의 감시가 심해졌습니다. 이 지역에 가장 오래 산 한 분의 말로는 그 동안 강제추방당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인터넷과 전화 등으로 한국과 통신이 잦은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통신량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내 조국, 대한민국이 그립습니다.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시고, 기도해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5 12*, *, *, *, *광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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