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최규수 사모님을 보내며(2017.9.30,토)
pilgrim1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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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2 02:01
故,최규수 사모님을 보내며
(2017.9.30,토 '장례예배를 마치고'에서)
1.
九月이 오는 소리
다시들으면,
꽃잎이 지는 소리
꽃잎이 피는 소리.
가로수에 나뭇잎은 무성해도
우리들의 마음엔 낙엽은 지고
쓸쓸한 거리를 지나도라면
어디선가 부르는 듯 당신 생각뿐!
'구월의 노래' 가사 한 구절입니다.
작년 이맘 때였을 겁니다.
강화읍에서 성가대 회식이 있어서
목사님 차를 탔었습니다.목사님이 운전을 하고 옆에 사모님께서 앉으셨지요.
양도 인산저수지를 지나 안양대학교까지 가는 길 길가에 코스모스가
한창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지요.그때 사모님께서,
"장로님! 가을이 너무 좋지요? 가을 오후 햇빛,코스모스 길 너무 아름답네요!
평화롭고 ...풍요롭고...강화가 참 아름답고 좋은 곳이예요."
사모님께서 창밖을 보시고,10대 소녀처럼 감격스러운 듯 혼잣말처럼
흥얼거리며 물으셨지요.
"九月이 오는 소리! 장로님 그 노래 아시나요? 九月이 되면 저는 그 노래가 생각나요."
그 때 사실 저는 좀 우울했었지요. 매년 九月이 되면...찾아오는 그날 때문에,
그 날도 며칠 전 집사람(고,권명자 집사) 부르신 날을 보냈거든요.
"벌써 15년이 되었네요.막내 혜리가 고3 수험생이었지요. 그런데 지금 결혼해서 딸을 둘씩
낳고 ....."
사모님께 집사람 얘기를 꺼냈지요.그랬더니,다 들으시고
"그러셨군요. 그런 줄 모르고 내가 너무 철없이 소녀같은 감상적인
말을 했나보네요."
하셨지요.
2.
고,최규수 사모님!
그렇게 가을을 좋아하신다고 그러셨던 그 사모님께서 ,
九月이 오는 소리,다시 들으면,
꽃잎이 지는 소리,꽃잎이 피는 소리...
강화가, 가을 햇빛이,코스모스 핀 길이 아름답고 퐁요롭다고
노래하시더니...
더 좀 계시지 않고,
하필 그 계절이 끝나기도 전에, 더 좀 풍요로움을 맛보시지 않고 떠나시다니...
지금 생각해 보면,九月이...가을 햇빛이..그리고 풍요로운 들판과
코스모스 핀 길이 걷고 싶어서 소녀처럼 맨발로 집을 뛰쳐 나가신 것만 같습니다.
엊그제 9월 24일 주일이 제 집사람 16주기 추도일이었어요.
그전 주일은 '교회창립 112주년 기념주일'이었지요.
우리 9속 속도들이 특별히 '갈비탕'으로
점심을 마련했었지요.
전 교인들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사모님께서 식당으로 좀 내려오셔서 성도들과
함께 하는 자리가 되기를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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